대여점에 대하여 상당히 욕먹을 각오로 이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본문 아래에도 나오지만) 제가 논하고자 했던 부분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논쟁이 있다는 생각을 듣고 약간 패닉상태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것은 빌어먹을 난해한 경제학 탓(이게 다 알프레드 마샬 때문이다.) 되겠습니다-_-;
나름대로 현대경제학에서 설명하는 문제와, 그러나 '설명'의 문제를 벗어난 '가치판단'의 문제(이것이야말로 토론의 영역입니다.)를 구분해보고 제 견해를 첨부해 보겠습니다.
1. 우선 생각해 볼 문제. 책의 효용은 어디서 발생하는가.
맞습니다. 책은 종이묶음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다는것-좀 더 경제학적인 표현으로는 소비한다는 것-은 책에 담긴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그럼 책의 컨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은 뭘까요? 책을 읽어서 지식을 쌓거나 즐거움을 얻거나, 또 다른 무엇이 있을 겁니다. 그럼 그 다음 단계는? 책을 읽음으로서 만족감을 얻거나 재미있다는 감정이 남거나, 뿌듯하거나.. 아무튼 궁극적으로는 '감정'의 형태로 남아 기억속에 저장될 것입니다. 아무튼 종이가 머리속에 남는건 아니니까요.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재화를 소비함으로서 효용Utility을 얻었다.고 표현합니다. 효용이란 단어나 Utility라는 단어는 경제학 이외에서는 절대로 이렇게 쓰이지 않을 어휘입니다만(..) 아무튼 궁극적으로 인간이 재화를 소비하면서 얻는 만족감이나 기타를 총칭하는 개념입니다.
현실? 현실이 뭔데? 만약 네가 말하는 현실이 네가 보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면, 현실은 뇌로 전달되는 전기적 자극에 지나지 않아. - 영화 Matrix
모피어스 선장님의 말씀처럼 결과적으로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것은 어떤 과정으로든 책을 통해 느낀것이 뇌로 전달되는 '순간의 감촉'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어떤 재화를 소비하던간에 이는 궁극적으로는 효용이라는 개념으로 환원되게 됩니다.
사실 효용이라는 개념은 경제학을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 중의 하나입니다. 저도 처음 경제학을 접할때 이 개념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난감했습니다. 문제를 익숙한 개념으로 바꿔본다면 '화폐'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세상의 (대부분의) 가치는 금전으로 환원되고 시장가격을 부여받듯이 말이죠.
따라서 야퍃님의 리플과는 다르게, 도서를 소비할때도 가치의 공유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책을 둘이서 함께 읽는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니까요. 인간의 뇌는 하드디스크가 아니기 때문에 저마다 책을 읽고 그 텍스트를 그대로 저장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책의 텍스트 파일 공유나 만화 스캔본 공유와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스캔본이나 텍스트 파일은 인간의 효용의 영역이 아닌, 텍스트의 물리적 공유인데다가, 디지털이라는 특성상 매우 값싸고 손쉽게(소요되는 디스크의 공간을 고려할 때 절대로 복사에 소모되는 가치가 없는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비용이 매우 쌀 뿐이죠.) 복제되고, 저장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텍스트 파일 공유는 복사집에서 책을 복사해 두 명이 같이 책을 읽는것과 본질적으로 같으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시차를 가지고 하나의 책을 차례차례 소비하는것과는 다릅니다.
2. 왜 렌트카와 책을 비교했는가.
비록 재화Goods가 소비되면 궁극적으로는 효용Utility이라는 개념으로 환원된다지만, 그 효용을 창출하는것은 재화마다 약간씩 다릅니다.
가장 기본적인 재화소비는 사과를 먹는 행위(왜 사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담 스미스부터 그냥 쓰더군요-_-;)를 생각해봅시다. 사과는 먹는 순간 사과라는 물질적인 존재는 사라지고, (인간의 배설물-_-;을 제외한다면) 물리적인 존재는 효용으로 환원될겁니다. 그 효용이 다시 에너지로 환원되겠지요.
다음으로는 '서비스'를 생각해봅시다. 예를 들어 택배업을 생각해봅시다. 택배라는 재화를 소비한다는것은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과는 냉장고에 넣어둘 수 있지만, 물건을 배달하는 행위는 저장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용역service은 재화는 재화이지만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저장이 불가능합니다.
렌트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렌트카는 자동차라는 재화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차량을 물리적으로 소모(먹는다던가)하지 않습니다. 다만 차를 타고다닐때 나오는 이동 혹은 운송이라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차의 감가상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이처럼 재화에서 지속적으로 파생되는 서비스를 소모하는 재화를 내구재Durable Goods라고 합니다. 내구재는 파생되는, 가치의 저장이 불가능한 서비스를 소모하되 그 원천 자체를 감가상각해 나간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차량, 주택, 가구, 가전제품 등을 경제학에서 말하는 내구재라고 합니다.
빌려보는 책과 렌터카가 근본적으로 같은 맥락에서 비교될 수 있는것은 둘 다 내구재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빌려서 본다는 것은 내구재를 빌려 거기서 파생되는 서비스를 소비한다는 의미에서 본질적으로는 렌터카와는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차를 렌트해서 부품을 파는것은.. 솔직히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_-; 차를 사서 부품만 다시 파는 행위를 말씀하신다면, 이는 본질적으로 책의 한 질에서 몇권을 따로 판매하거나 책 한권을 낱장으로 분해해서 파는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그리고 책 한 질에서 몇권을 따로 파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차를 사서 부품만 파는게 문제시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로안전법상 제약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별개의 논의이겠죠?)
3. 도서렌탈업 금지가 타당한가?
책을 한 권 빌릴때마다 작가에게 일정한 비용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재화를 판매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처분권을 이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처분권이란 물리적인 재화에 대한 처분권을 의미합니다.
경제학에서 누군가에게 물건을 판다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잔여통제권과 잔여보상권이 그것인데요, 잔여통제권은 내구성이 남은 재화를 처분할 수 있는 자유이며, 잔여보상권은 내구성이 남은 재화의 내구성을 통해 발생되는 서비스를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그러면 이것은 지적재산권과는 어떠게 구별되는가. 지적재산권은 잔여통제권이나 잔여보상권의 범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굳이 책이 아니라도) 자동차를 판다는 것은 그 자동차의 남은 내구성을 파는 것이지 그 자동차의 작동원리까지 파는건 아닙니다.
지적재산권은 매우 애매한 문제입니다. 과연 거래과정속에서 비물질적 가치가 잔여residual에 포함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경제학에서의 결론아닌 결론은 이를 특수한 예외로서 분리하는 관점입니다. 즉, 지적재산권이 시장가치에서 얼마나 차지하느냐를 분리하기가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잔여보상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매를 한다면? (다시 말해 렌탈이 안되는 최종소비를 목적으로 판매하기로 출판사가 모든 소비자-최종소비자와 대여점을 포함해서-와 계약을 한다면)
이는 중대한 수직적 제한 행위Vertical Restraint of trade에 속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속조건부 거래는 가격 이외의 구속요건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시장행위에 가격이외의 요건이 개입되는것은 시장구조의 중대한 방해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는 지적재산권의 인정과 맞물리면 한층 더 복잡해집니다. 왜냐하면 지적재산권이란 해당 재화의 독점적, 배타적 생산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독점적 권리 보유자가 가격 이외의 요건을 내세운다면 이는 독점의 횡포 영역에 속하게 됩니다.
한가지 더. 결과적으로 출판사는 영세한 규모가 많고, 책이라는 것이 국가지식의 개발과 기타 공익적 목표가 많으므로 예외를 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사실 전 처음 대여점에 관한 포스팅을 할 때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기대하고 포스팅했지만-_-; 결론적으로 이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많이 황당했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경제학에서는 거래제한이나 경쟁제한을 상쇄할 수 있는 보상적 덕목Redeeming Vritue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관점은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문제입니다.
다만 미국의 반독점법Sherman Act의 이념이자 본인이 지지하는 입장은, 이것은 사회적 편익을 가져오는 사회적 목표 실현을 위한 부수적인 상황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즉,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았다는 속담처럼, 시장구조의 근본적인 왜곡현상에 의해 부수적으로 발생한 편익이 시장구조 자체에 대한 왜곡을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4. 결론
결론적으로 저는 근본적인 의미에서의 도서대여점은 인정되어야 하고, (적어도 범죄자 취급에서는)보호받아야 할 산업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출판업이 진짜 고사상태라서 일시적으로 보호할 필요는 있을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다른 산업을 죽이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ps1. 나름대로 고민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생각을 글로 풀어쓰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역시 제 내공이 부족한 탓이지요.
혹시 저의 부족한 설명을 좀 더 진지하게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미시경제학'(이준구)이나 'Intermediate Microecomomics'(H. Varian)을 추천합니다. 그 외 재화의 소유권에 관한 논의는 '물적자산에 대한 소유권의 개념'(S. Grossman & O.Hart, 1986)을, 수직적 제한 행위에 관해서는 'Modern Industrial Organization'(Carlton & Perloff)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s2. 결론적으로 저는 대여점 찬성론자적 입장입니다만, 스스로는 반대론으로도 설득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논리적인 설명이 뒤따른다는 전제 하에서요. 마찬가지로 이 글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맹목적인 대여점 찬성을 하는 분들도 사양합니다.
ps3. 한가지만 더. 외국에도 도서대여점 있습니다-_-;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도서관도 있구요. 구글에서 book rent만 쳐보세요.
나름대로 현대경제학에서 설명하는 문제와, 그러나 '설명'의 문제를 벗어난 '가치판단'의 문제(이것이야말로 토론의 영역입니다.)를 구분해보고 제 견해를 첨부해 보겠습니다.
1. 우선 생각해 볼 문제. 책의 효용은 어디서 발생하는가.
Commented by 안지 at 2007/11/29 15:24 # x
책은 종이묶음이 아닙니다. 책의 가치는 무게가 아니라 담겨있는 정보입니다.
"30만원 짜리 윈도우즈 설치CD가 공CD와 다를게 뭐냐, 300원에 팔아라."
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 것이 본질적인 차이입니다.
맞습니다. 책은 종이묶음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다는것-좀 더 경제학적인 표현으로는 소비한다는 것-은 책에 담긴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그럼 책의 컨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은 뭘까요? 책을 읽어서 지식을 쌓거나 즐거움을 얻거나, 또 다른 무엇이 있을 겁니다. 그럼 그 다음 단계는? 책을 읽음으로서 만족감을 얻거나 재미있다는 감정이 남거나, 뿌듯하거나.. 아무튼 궁극적으로는 '감정'의 형태로 남아 기억속에 저장될 것입니다. 아무튼 종이가 머리속에 남는건 아니니까요.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재화를 소비함으로서 효용Utility을 얻었다.고 표현합니다. 효용이란 단어나 Utility라는 단어는 경제학 이외에서는 절대로 이렇게 쓰이지 않을 어휘입니다만(..) 아무튼 궁극적으로 인간이 재화를 소비하면서 얻는 만족감이나 기타를 총칭하는 개념입니다.
현실? 현실이 뭔데? 만약 네가 말하는 현실이 네가 보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면, 현실은 뇌로 전달되는 전기적 자극에 지나지 않아. - 영화 Matrix
모피어스 선장님의 말씀처럼 결과적으로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것은 어떤 과정으로든 책을 통해 느낀것이 뇌로 전달되는 '순간의 감촉'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어떤 재화를 소비하던간에 이는 궁극적으로는 효용이라는 개념으로 환원되게 됩니다.
사실 효용이라는 개념은 경제학을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 중의 하나입니다. 저도 처음 경제학을 접할때 이 개념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난감했습니다. 문제를 익숙한 개념으로 바꿔본다면 '화폐'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세상의 (대부분의) 가치는 금전으로 환원되고 시장가격을 부여받듯이 말이죠.
Commented by Ya펭귄 at 2007/11/26 23:21 #
렌트카는 가치의 공유가 불가능하지만(동일 시간에 한 명의 운전자만 사용 가능) 책의 경우 가치의 공유가 가능하지요(특히 한 번 읽으면 그것으로 끝인 가벼운 소설/만화의 경우)...
따라서 야퍃님의 리플과는 다르게, 도서를 소비할때도 가치의 공유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책을 둘이서 함께 읽는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니까요. 인간의 뇌는 하드디스크가 아니기 때문에 저마다 책을 읽고 그 텍스트를 그대로 저장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책의 텍스트 파일 공유나 만화 스캔본 공유와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스캔본이나 텍스트 파일은 인간의 효용의 영역이 아닌, 텍스트의 물리적 공유인데다가, 디지털이라는 특성상 매우 값싸고 손쉽게(소요되는 디스크의 공간을 고려할 때 절대로 복사에 소모되는 가치가 없는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비용이 매우 쌀 뿐이죠.) 복제되고, 저장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텍스트 파일 공유는 복사집에서 책을 복사해 두 명이 같이 책을 읽는것과 본질적으로 같으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시차를 가지고 하나의 책을 차례차례 소비하는것과는 다릅니다.
2. 왜 렌트카와 책을 비교했는가.
Commented by Ya펭귄 at 2007/11/26 23:21 #
그런 이유로 차량렌탈업과 도서대여업의 성격은 다르다고 봅니다...(도서관하고도 또 다르지요...)
비록 재화Goods가 소비되면 궁극적으로는 효용Utility이라는 개념으로 환원된다지만, 그 효용을 창출하는것은 재화마다 약간씩 다릅니다.
가장 기본적인 재화소비는 사과를 먹는 행위
다음으로는 '서비스'를 생각해봅시다. 예를 들어 택배업을 생각해봅시다. 택배라는 재화를 소비한다는것은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과는 냉장고에 넣어둘 수 있지만, 물건을 배달하는 행위는 저장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용역service은 재화는 재화이지만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저장이 불가능합니다.
렌트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렌트카는 자동차라는 재화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차량을 물리적으로 소모(먹는다던가)하지 않습니다. 다만 차를 타고다닐때 나오는 이동 혹은 운송이라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차의 감가상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이처럼 재화에서 지속적으로 파생되는 서비스를 소모하는 재화를 내구재Durable Goods라고 합니다. 내구재는 파생되는, 가치의 저장이 불가능한 서비스를 소모하되 그 원천 자체를 감가상각해 나간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차량, 주택, 가구, 가전제품 등을 경제학에서 말하는 내구재라고 합니다.
빌려보는 책과 렌터카가 근본적으로 같은 맥락에서 비교될 수 있는것은 둘 다 내구재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빌려서 본다는 것은 내구재를 빌려 거기서 파생되는 서비스를 소비한다는 의미에서 본질적으로는 렌터카와는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겨울나기 at 2007/11/27 12:10 #
차 렌트해가서 그 차 부품 빼내 팔지는 않죠 아마?
따라서 차를 렌트해서 부품을 파는것은.. 솔직히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_-; 차를 사서 부품만 다시 파는 행위를 말씀하신다면, 이는 본질적으로 책의 한 질에서 몇권을 따로 판매하거나 책 한권을 낱장으로 분해해서 파는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그리고 책 한 질에서 몇권을 따로 파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차를 사서 부품만 파는게 문제시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로안전법상 제약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별개의 논의이겠죠?)
3. 도서렌탈업 금지가 타당한가?
Commented by 겨울나기 at 2007/11/27 12:10 #
대여점 문제는 자동차렌탈보다는 음반저작권에 비교하는 것이 옳습니다.
책 한 권 빌릴 때 마다 작가에게 얼마나 돌아갑니까?
책을 한 권 빌릴때마다 작가에게 일정한 비용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재화를 판매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처분권을 이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처분권이란 물리적인 재화에 대한 처분권을 의미합니다.
경제학에서 누군가에게 물건을 판다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잔여통제권과 잔여보상권이 그것인데요, 잔여통제권은 내구성이 남은 재화를 처분할 수 있는 자유이며, 잔여보상권은 내구성이 남은 재화의 내구성을 통해 발생되는 서비스를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그러면 이것은 지적재산권과는 어떠게 구별되는가. 지적재산권은 잔여통제권이나 잔여보상권의 범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굳이 책이 아니라도) 자동차를 판다는 것은 그 자동차의 남은 내구성을 파는 것이지 그 자동차의 작동원리까지 파는건 아닙니다.
지적재산권은 매우 애매한 문제입니다. 과연 거래과정속에서 비물질적 가치가 잔여residual에 포함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경제학에서의 결론아닌 결론은 이를 특수한 예외로서 분리하는 관점입니다. 즉, 지적재산권이 시장가치에서 얼마나 차지하느냐를 분리하기가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잔여보상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매를 한다면? (다시 말해 렌탈이 안되는 최종소비를 목적으로 판매하기로 출판사가 모든 소비자-최종소비자와 대여점을 포함해서-와 계약을 한다면)
이는 중대한 수직적 제한 행위Vertical Restraint of trade에 속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속조건부 거래는 가격 이외의 구속요건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시장행위에 가격이외의 요건이 개입되는것은 시장구조의 중대한 방해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는 지적재산권의 인정과 맞물리면 한층 더 복잡해집니다. 왜냐하면 지적재산권이란 해당 재화의 독점적, 배타적 생산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독점적 권리 보유자가 가격 이외의 요건을 내세운다면 이는 독점의 횡포 영역에 속하게 됩니다.
한가지 더. 결과적으로 출판사는 영세한 규모가 많고, 책이라는 것이 국가지식의 개발과 기타 공익적 목표가 많으므로 예외를 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사실 전 처음 대여점에 관한 포스팅을 할 때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기대하고 포스팅했지만-_-; 결론적으로 이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많이 황당했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경제학에서는 거래제한이나 경쟁제한을 상쇄할 수 있는 보상적 덕목Redeeming Vritue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관점은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문제입니다.
다만 미국의 반독점법Sherman Act의 이념이자 본인이 지지하는 입장은, 이것은 사회적 편익을 가져오는 사회적 목표 실현을 위한 부수적인 상황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즉,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았다는 속담처럼, 시장구조의 근본적인 왜곡현상에 의해 부수적으로 발생한 편익이 시장구조 자체에 대한 왜곡을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4. 결론
결론적으로 저는 근본적인 의미에서의 도서대여점은 인정되어야 하고, (적어도 범죄자 취급에서는)보호받아야 할 산업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출판업이 진짜 고사상태라서 일시적으로 보호할 필요는 있을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다른 산업을 죽이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ps1. 나름대로 고민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생각을 글로 풀어쓰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역시 제 내공이 부족한 탓이지요.
혹시 저의 부족한 설명을 좀 더 진지하게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미시경제학'(이준구)이나 'Intermediate Microecomomics'(H. Varian)을 추천합니다. 그 외 재화의 소유권에 관한 논의는 '물적자산에 대한 소유권의 개념'(S. Grossman & O.Hart, 1986)을, 수직적 제한 행위에 관해서는 'Modern Industrial Organization'(Carlton & Perloff)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s2. 결론적으로 저는 대여점 찬성론자적 입장입니다만, 스스로는 반대론으로도 설득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논리적인 설명이 뒤따른다는 전제 하에서요. 마찬가지로 이 글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맹목적인 대여점 찬성을 하는 분들도 사양합니다.
ps3. 한가지만 더. 외국에도 도서대여점 있습니다-_-;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도서관도 있구요. 구글에서 book rent만 쳐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