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점에 관한 생각.

대여점에 대하여 상당히 욕먹을 각오로 이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본문 아래에도 나오지만) 제가 논하고자 했던 부분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논쟁이 있다는 생각을 듣고 약간 패닉상태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것은 빌어먹을 난해한 경제학 (이게 다 알프레드 마샬 때문이다.) 되겠습니다-_-;
나름대로 현대경제학에서 설명하는 문제와, 그러나 '설명'의 문제를 벗어난 '가치판단'의 문제(이것이야말로 토론의 영역입니다.)를 구분해보고 제 견해를 첨부해 보겠습니다.


1. 우선 생각해 볼 문제. 책의 효용은 어디서 발생하는가.

Commented by 안지 at 2007/11/29 15:24 # x
책은 종이묶음이 아닙니다. 책의 가치는 무게가 아니라 담겨있는 정보입니다.
"30만원 짜리 윈도우즈 설치CD가 공CD와 다를게 뭐냐, 300원에 팔아라."
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 것이 본질적인 차이입니다.


맞습니다. 책은 종이묶음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다는것-좀 더 경제학적인 표현으로는 소비한다는 것-은 책에 담긴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그럼 책의 컨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은 뭘까요? 책을 읽어서 지식을 쌓거나 즐거움을 얻거나, 또 다른 무엇이 있을 겁니다. 그럼 그 다음 단계는? 책을 읽음으로서 만족감을 얻거나 재미있다는 감정이 남거나, 뿌듯하거나.. 아무튼 궁극적으로는 '감정'의 형태로 남아 기억속에 저장될 것입니다. 아무튼 종이가 머리속에 남는건 아니니까요.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재화를 소비함으로서 효용Utility을 얻었다.고 표현합니다. 효용이란 단어나 Utility라는 단어는 경제학 이외에서는 절대로 이렇게 쓰이지 않을 어휘입니다만(..) 아무튼 궁극적으로 인간이 재화를 소비하면서 얻는 만족감이나 기타를 총칭하는 개념입니다.

현실? 현실이 뭔데? 만약 네가 말하는 현실이 네가 보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면, 현실은 뇌로 전달되는 전기적 자극에 지나지 않아. - 영화 Matrix

모피어스 선장님의 말씀처럼 결과적으로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것은 어떤 과정으로든 책을 통해 느낀것이 뇌로 전달되는 '순간의 감촉'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어떤 재화를 소비하던간에 이는 궁극적으로는 효용이라는 개념으로 환원되게 됩니다.
사실 효용이라는 개념은 경제학을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 중의 하나입니다. 저도 처음 경제학을 접할때 이 개념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난감했습니다. 문제를 익숙한 개념으로 바꿔본다면 '화폐'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세상의 (대부분의) 가치는 금전으로 환원되고 시장가격을 부여받듯이 말이죠.

Commented by Ya펭귄 at 2007/11/26 23:21 #
렌트카는 가치의 공유가 불가능하지만(동일 시간에 한 명의 운전자만 사용 가능) 책의 경우 가치의 공유가 가능하지요(특히 한 번 읽으면 그것으로 끝인 가벼운 소설/만화의 경우)...


따라서 야퍃님의 리플과는 다르게, 도서를 소비할때도 가치의 공유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책을 둘이서 함께 읽는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니까요. 인간의 뇌는 하드디스크가 아니기 때문에 저마다 책을 읽고 그 텍스트를 그대로 저장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책의 텍스트 파일 공유나 만화 스캔본 공유와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스캔본이나 텍스트 파일은 인간의 효용의 영역이 아닌, 텍스트의 물리적 공유인데다가, 디지털이라는 특성상 매우 값싸고 손쉽게(소요되는 디스크의 공간을 고려할 때 절대로 복사에 소모되는 가치가 없는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비용이 매우 쌀 뿐이죠.) 복제되고, 저장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텍스트 파일 공유는 복사집에서 책을 복사해 두 명이 같이 책을 읽는것과 본질적으로 같으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시차를 가지고 하나의 책을 차례차례 소비하는것과는 다릅니다.



2. 왜 렌트카와 책을 비교했는가.

Commented by Ya펭귄 at 2007/11/26 23:21 #
그런 이유로 차량렌탈업과 도서대여업의 성격은 다르다고 봅니다...(도서관하고도 또 다르지요...)


비록 재화Goods가 소비되면 궁극적으로는 효용Utility이라는 개념으로 환원된다지만, 그 효용을 창출하는것은 재화마다 약간씩 다릅니다.
가장 기본적인 재화소비는 사과를 먹는 행위(왜 사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담 스미스부터 그냥 쓰더군요-_-;)를 생각해봅시다. 사과는 먹는 순간 사과라는 물질적인 존재는 사라지고, (인간의 배설물-_-;을 제외한다면) 물리적인 존재는 효용으로 환원될겁니다. 그 효용이 다시 에너지로 환원되겠지요.
다음으로는 '서비스'를 생각해봅시다. 예를 들어 택배업을 생각해봅시다. 택배라는 재화를 소비한다는것은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과는 냉장고에 넣어둘 수 있지만, 물건을 배달하는 행위는 저장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용역service은 재화는 재화이지만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저장이 불가능합니다.

렌트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렌트카는 자동차라는 재화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차량을 물리적으로 소모(먹는다던가)하지 않습니다. 다만 차를 타고다닐때 나오는 이동 혹은 운송이라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차의 감가상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이처럼 재화에서 지속적으로 파생되는 서비스를 소모하는 재화를 내구재Durable Goods라고 합니다. 내구재는 파생되는, 가치의 저장이 불가능한 서비스를 소모하되 그 원천 자체를 감가상각해 나간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차량, 주택, 가구, 가전제품 등을 경제학에서 말하는 내구재라고 합니다.

빌려보는 책과 렌터카가 근본적으로 같은 맥락에서 비교될 수 있는것은 둘 다 내구재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빌려서 본다는 것은 내구재를 빌려 거기서 파생되는 서비스를 소비한다는 의미에서 본질적으로는 렌터카와는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겨울나기 at 2007/11/27 12:10 #
차 렌트해가서 그 차 부품 빼내 팔지는 않죠 아마?


따라서 차를 렌트해서 부품을 파는것은.. 솔직히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_-; 차를 사서 부품만 다시 파는 행위를 말씀하신다면, 이는 본질적으로 책의 한 질에서 몇권을 따로 판매하거나 책 한권을 낱장으로 분해해서 파는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그리고 책 한 질에서 몇권을 따로 파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차를 사서 부품만 파는게 문제시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로안전법상 제약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별개의 논의이겠죠?)



3. 도서렌탈업 금지가 타당한가?

Commented by 겨울나기 at 2007/11/27 12:10 #
대여점 문제는 자동차렌탈보다는 음반저작권에 비교하는 것이 옳습니다.
책 한 권 빌릴 때 마다 작가에게 얼마나 돌아갑니까?


책을 한 권 빌릴때마다 작가에게 일정한 비용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재화를 판매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처분권을 이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처분권이란 물리적인 재화에 대한 처분권을 의미합니다.
경제학에서 누군가에게 물건을 판다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잔여통제권과 잔여보상권이 그것인데요, 잔여통제권은 내구성이 남은 재화를 처분할 수 있는 자유이며, 잔여보상권은 내구성이 남은 재화의 내구성을 통해 발생되는 서비스를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그러면 이것은 지적재산권과는 어떠게 구별되는가. 지적재산권은 잔여통제권이나 잔여보상권의 범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굳이 책이 아니라도) 자동차를 판다는 것은 그 자동차의 남은 내구성을 파는 것이지 그 자동차의 작동원리까지 파는건 아닙니다.
지적재산권은 매우 애매한 문제입니다. 과연 거래과정속에서 비물질적 가치가 잔여residual에 포함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경제학에서의 결론아닌 결론은 이를 특수한 예외로서 분리하는 관점입니다. 즉, 지적재산권이 시장가치에서 얼마나 차지하느냐를 분리하기가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잔여보상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매를 한다면? (다시 말해 렌탈이 안되는 최종소비를 목적으로 판매하기로 출판사가 모든 소비자-최종소비자와 대여점을 포함해서-와 계약을 한다면)
이는 중대한 수직적 제한 행위Vertical Restraint of trade에 속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속조건부 거래는 가격 이외의 구속요건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시장행위에 가격이외의 요건이 개입되는것은 시장구조의 중대한 방해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는 지적재산권의 인정과 맞물리면 한층 더 복잡해집니다. 왜냐하면 지적재산권이란 해당 재화의 독점적, 배타적 생산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독점적 권리 보유자가 가격 이외의 요건을 내세운다면 이는 독점의 횡포 영역에 속하게 됩니다.

한가지 더. 결과적으로 출판사는 영세한 규모가 많고, 책이라는 것이 국가지식의 개발과 기타 공익적 목표가 많으므로 예외를 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사실 전 처음 대여점에 관한 포스팅을 할 때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기대하고 포스팅했지만-_-; 결론적으로 이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많이 황당했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경제학에서는 거래제한이나 경쟁제한을 상쇄할 수 있는 보상적 덕목Redeeming Vritue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관점은 사회마다,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문제입니다.
다만 미국의 반독점법Sherman Act의 이념이자 본인이 지지하는 입장은, 이것은 사회적 편익을 가져오는 사회적 목표 실현을 위한 부수적인 상황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즉,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았다는 속담처럼, 시장구조의 근본적인 왜곡현상에 의해 부수적으로 발생한 편익이 시장구조 자체에 대한 왜곡을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4. 결론
결론적으로 저는 근본적인 의미에서의 도서대여점은 인정되어야 하고, (적어도 범죄자 취급에서는)보호받아야 할 산업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출판업이 진짜 고사상태라서 일시적으로 보호할 필요는 있을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다른 산업을 죽이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ps1. 나름대로 고민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생각을 글로 풀어쓰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역시 제 내공이 부족한 탓이지요.
혹시 저의 부족한 설명을 좀 더 진지하게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미시경제학'(이준구)이나 'Intermediate Microecomomics'(H. Varian)을 추천합니다. 그 외 재화의 소유권에 관한 논의는 '물적자산에 대한 소유권의 개념'(S. Grossman & O.Hart, 1986)을, 수직적 제한 행위에 관해서는 'Modern Industrial Organization'(Carlton & Perloff)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s2. 결론적으로 저는 대여점 찬성론자적 입장입니다만, 스스로는 반대론으로도 설득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논리적인 설명이 뒤따른다는 전제 하에서요. 마찬가지로 이 글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맹목적인 대여점 찬성을 하는 분들도 사양합니다.


ps3. 한가지만 더. 외국에도 도서대여점 있습니다-_-;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도서관도 있구요. 구글에서 book rent만 쳐보세요.



by 커피프린스 | 2007/12/02 16:16 | 정치, 사회, 문화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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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Ya펭귄 at 2007/12/02 17:25
아아... 일단은 도서대여점 존속은 저도 찬성입니다... 나아가서 pdf판 전자도서의 무료배포까지 운운하는 마당이지요.....^^

나머지 이야기는 나중에 트랙백을 하나 걸겠습니다...
Commented by 친한척 at 2007/12/02 17:46
차를 구매한다면 저는 망가질 때까지 그 차를 탈 수 있지만, 렌트한다면 단순히 약정된 기간만큼만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이나, 영화나, 이 모든 것들은 빌려보나 사서 보나 얻을 수 있는 효용이 똑같습니다.

뭔가 길게 경제학 및 인식론적 개념을 들어 설명하셨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물질적 재화와 지적 재화간의 차이의 구분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나 도서를 소비할 때 가치의 공유 부분은 이해되지 않는군요. 그보다는 한 사람이 빌려 읽을 때와 사서 읽을 때 받는 느낌에 차이가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에 더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재화와 용역 말인데, 재화와 용역은 일단 구분할 수 있으며 그 구분 기준은 유무형이 아니지 않습니까? 분명 이준구 교수님의 <경제학원론>에는 "상품에는 눈에 보이는 재화와 보이지 않는 서비스의 두 종류가 포함되어 있다"라고 되어있습니다(p.10). 그러니까 지적재산=용역으로 진행되는 논의 자체는 의미를 잃지요.

하지만 그 논의에 대해 하나만 더 비판하자면, 서적은 내구재가 아닙니다. 내구재는 지속적 소비에 대한 메리트가 있는, 즉 한 번 쓰는 것과 두 번 쓰는 것이 차이가 있는 재화를 말한다고 본다면 책의 경우 절대 그렇지 않죠. 미국 상무성에서는 내구재를 3년 연한으로 파악하는데, 그럼에도 서적은 비내구소비재로 분류합니다. 책을 종이뭉치로 본다면 내구재로 볼 수도 있겠지만요,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그러한 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나기' 님의 리플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의 리플을 다시 봐주세요. '차 렌트해서 부품을 빼 팔지는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커피프린스 님은 그것에 대해 '차를 사서 부품을 뽑아 파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핀트가 어긋났지 않습니까? 물론 이는 저 역시 조금 무리가 있는 비유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단 부품을 뽑아 파는 것을 책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파악할 때 의미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잔여통제권과 잔여보상권 개념 역시 내구재에 대해서만 인정되는 사항인데, 서적은 내구재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대부분의 입장이니 논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만. 게다가 현재까지의 지적재산권 관련법 내지는 판례에서는 보상적 덕목에 의거한 지적재산의 수직적 제한을 인정하는 것을 베이스로 깔고 있지 않습니까? (그 영역에서는 과문한지라 확신은 아닙니다)

요약하자면, 지적재산에 대하여 옹호론자들과 다른 방향의 사고를 가지고 계시다고 봅니다. 자동차 대여 시장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내용'이 재산의 원천인 책의 재화로서의 본질로 보아 현 시장에서는 대여권이라는 것이 새로이 설정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포스팅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대여점에 관한 경제학적 개념이 엄밀히 적용되는 논의가 시작되는 신호탄으로 보여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더 성숙한 논변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07/12/02 18:47
경제학적인 관점이 아니라서 죄송합니다만.^^;

책을 팔았다는건 컨텐츠가 인쇄된 종이묶음을 팔았다는 거지,
그 컨텐츠에 대한 권리까지 판건 아니라고 봅니다.

책대여라는건 컨텐츠만 쏙 빼내서 팔아먹는거고요.


자동차렌탈과 책대여를 동류로 보는건 저작권이란게 없을때나 가능한게 아닌가 싶네요.
Commented by 커피프린스 at 2007/12/02 20:53
야퍃// 기대할겁니다. 두고보자구요(...-_-;)



친한척// 이준구 교수님의 '경제학원론'책은 없지만(전 이준구 교수님의 미시경제학책 뿐이 없네요. 원론은 맨큐로 배워서-_-;) 다만 말씀하진 10p의 그 문구는 '재화goods'의 범위에는 물질적 재화화 서비스가 모두 포함된다고 한 부분입니다. 다만 경제학 고급이론의 경우, 서비스도 여러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용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적재산권은 창작물의 originality를 보장하는 것이지, 창작물의 잔여보상권까지 보장하는 권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창작물의 originality를 훼손하지 않는 한 잔여보상권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자동차의 경우, 겨울나기 님께서 비유를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를 구입한 다음 사업체(그것이 렌트카 업체로 등록했던 어쨌든)가 구매한 재화를 어떻게 처분하던(그것을 빌려주던, 조각조각으로 팔던) 그것은 구매자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일 겁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겨울나기 님께서 비유한 것은 '차를 빌린 사람'이 차 부품을 조각내서 파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의 경우는 잘 모르겟지만, (내구재의 영역에 속하는) 건물의 경우 2차임대가 법적으로 문제는 없고, 민법상으로도 문제도 없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책이 내구재냐 아니냐의 문제의 경우, 혹시 실례가 아닌다면 상무성의 자료를 제가 볼 수 있을까요? 물론 미국 상무성이 내구재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내구재가 아니라고 인정할 수는 없을겁니다. 이 문제는 논의가 필요하겠습니다만..

그리고 잔여통제권과 잔여보상권은 비단 내구재에 대해서만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두 개념은 시장경제의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arbirtage의 핵심 개념 중의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글을 깊게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제 의견이 다른 방향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역시 컬쳐쇼크입니다-_-; 전 나름대로 제가 평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_-;;



지나가다// 컨텐츠에 대한 권리 중에는 대여의 권리(=잔여보상권)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할 겁니다. 렌터카와 도서대여의 본질적 차이점이 없다면(지나가다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셨네요) 특정 산업의 경우 잔여보상권을 보호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지구성인 at 2007/12/03 08:21

논제에서 벗어난 부분일 지도 모르겠지만,

일반소비자가 해당사업의 흥망에까지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 조금 이견을 제시하자면..

뭐랄까, 간단히 말씀드려서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죠.

어떠한 이유에서건, 아이스크림 시장이 몰락해서 누구도 더이상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없게 되었다. 는 상황이 찾아온다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보게 되는거죠.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될거라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아이스크림 시장이 몰락하는 걸 소비자가 결코 찬성해줄리는 없다고 봐요. 뭐 비약적으로 버터플라이 이펙트처럼 보이는 소릴 지도 모르겠지만, 어느정도의 인과는 있다는 전제로 하는거니까 그부분은 패스;; 그러니까 제 말의 요지는 도서대여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시장의 몰락이 상관없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뿐이라는 거죠. 다른 부분에서는 몰라도 도서대여점과 도서출판사의 경우는 그 결과가 바로 눈으로 드러나니까요..
아마, 도서대여점에서 주로 거래되는 대상이 판타지소설이나 무협지, 그리고 과반수를 차지하는 만화책이라는 점을 상기시켜보시면 분명히 이해가 가실겁니다. 일반 출판사와 만화 출판사의 특성은 애매하게 다르잖아요. 사실, 일반도서만 대여를 한다면 이런 이야기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

뭐, 물론 경제학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게되는 상황은 어떠한 금전적인 손실만을 피해라고 판단한다. 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겠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원하는 것이 사라져서 원하는 것을 하지 못했을 때, 그것을 행함으로 해서 발생되는 금전적인 소비를 막았다고 해서 그것을 이득으로 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요..?

음.. 뭐랄까, 이론에 의한 이론만의 논제를 벌이고 싶으신 건 알겠는데, 이쪽 주제는 뭔가 "반미 반일 하는 당신, 북한은 어째서 옹호하는가? 미국과 일본 북한은 분명 법적으로도 "외국"이며 그들이 우리에게 과거 무언가 손해를 끼치는 짓을 감행했다면 북한이 벌인 전쟁은 어째서 덮어두는 것인가?"라는 질문과 미묘하게 비슷하달까요..

감정을 배제한 이론만을 이야기하는 건, Agent Smith(in MATRIX) 나 가능한 겁니다.
라는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뭐 저는 일단 도서대여점을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만화시장 죽게 보고있는 건 좀 그렇더군요.
Commented by 지구성인 at 2007/12/03 08:28
근데 뭐, 사실 도서대여점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책을 사서 볼 사람은 계속 사서 볼 것이며
사서 보지 않을 사람은 대여점이 없어져도 책을 사는 일은 없을 것.

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왜냐면 저같은 경우는 대여점에서 정보를 구하고(다양한 책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분명히 있는거죠) 그리고나서 사고 싶은 책을 대여점에서 주문으로 구입하는 겁니다.(조그마한 시골 책방에서는 주요 만화책이 아니면 잘 안 들여놓는다죠)


솔직히 툭까놓고 말해서,

대여점때문에 만화책 안사서 보는 건 아니긴 합니다..

사서 볼 만화책이 없다는 게 문제인거죠. 사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퀄리티의 작품이 없는 겁니다.


대여점의 폐해는 사실 이쪽에서 접근해야 되는 게 옳습니다.

사람들이 왜 "도서대여점의 최대 수혜자는 '김공장장이다(김성모 大화백)'"라고 이야기 하는지의 여부가 결정되는거죠.


중요한 건, 도서대여점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다고해서 소비자가 책을 안사주는 건 아닙니다. 대여점 반대론자분들께서 알아두셔야 하는 부분인데.. 도서대여점이 왜 출판사에 피해를 주는가는, 전국대여점에서 발생하는 "고정판매량" 때문인데.. 간단하게 이런겁니다. 김화백께서 '운수짱'만화책의 권수를 미친듯이 늘여서 연재하시는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겁니다. 만약에 전국에 5천개의 대여점이 있다고 가정을 하면, 책 1권을 낼 때 고정적으로 5천권은 팔릴 수 있으니까요.(대략 그렇다는겁니다. 무조건 운수짱 만화책을 비치하지는 않으니까요) 질좋은 책 한권 골머리 싸매서 만드는 것보다 질 떨어지더라도 권수를 늘리면 이익이 발생하는 기괴한 논리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를 노리고 대량양산체제에 돌입한 만화시장과 판타지소설 시장이 자멸해버린겁니다..

뭐.. 그러니까 빌려보니까 안산다. 는 이유로 도서대여점을 반대하지는 말아주시길..^-^;
Commented by 지구성인 at 2007/12/03 08:33
아.. 죄송합니다. 쓰고나니까 글의 논제에서 안드로메다급으로 멀어졌군요..;

음.. 뭐랄까, 이글루에 글써보기는 처음이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이참에 저도 이글루나 하나 만들어야겠어요;; 종종 들리겠습니다 ^-^
Commented at 2007/12/03 21:4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Ya펭귄 at 2007/12/05 23:25
트랙백으로 하려다가 그냥 여기다 씁니다요..... 최대한 요약해서...


제가 볼 때... 대여점을 둘러싼 구도는 딱 두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거든요...

출판사는 대여점을 죽여서 대여점 신세를 지는 1회성 독자들중 일부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책을 구입하게 만드려는거고...

애장가들은 책이 점점 비싸지면서 출판사의 봉노릇을 하는 상황에 몰리는 걸 만회하기 위해 구매부담을 1회성 독자들에게 분담시키려고 시도하는 중...

고정물량이다 뭐다 하는 잡다한 이야기는 많지만 사실 핵심은 저게 끝이지요...

애초에 대여점에 관련된 문제는 대여점에 들어가는 책의 성격이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1회성이면서도 소수 애장가들에게는 소장가치를 가진다는... 상당히 괴악스러운 포지션의 책들이라서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도서관에 들어가는 도서들과는 그 구도가 상당히 달라지게 되는 거죠...

Commented by 지구성인 at 2007/12/07 11:08
네네네.. 제말이 그말..
서점이나 도서관에 구비되는 일반서적과
대여점에 비치되는 대여용서적에는 분명한 구분이 있는거죠..^-^
Commented by 릴리 at 2009/10/04 00:10
너무 어렵게, 경제학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도서대여점이 합법화 된 것은, IMF 이후 많은 4,50 대 가장들이 실직자가 되었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혼란에 빠진 서민경제를 지탱시키기 위해 소자본 자영업을 푸쉬해야 했던 정치적 사회적 배경이 있습니다. 97년 IMF가 닥치고 그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긴 도서대여점을 기억하시죠?
하지만 도서산업이 고사되어버리는 예상치 못한 (어쩌면 예상했을지도 모를) 문제가 생겨버렸죠. 그렇다고 해서 도서대여를 금지시켜 버리면 소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해지겠죠? 님께서는 도서대여업이 금지시켜 버려야 할 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계신데, 지금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도서대여점을 운영하는 소자영업자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서업계 사람들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대한 가치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에 대한 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릴리 at 2009/10/04 00:33
자동차 렌탈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렌탈업이 있습니다. 아기용품렌탈도 있고 말이죠. 그런 것들을 렌탈하는 것과 도서/DVD 등을 렌탈하는 것을 동일선상에서 볼 수는 없다고 보입니다. 왜냐면, 자동차를 렌탈해준다고 해서 소비자가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 수는 없습니다. 즉, 자동차 제조업체의 지적재산권은 침해받지 않지요. 자동차 렌탈업이 존재해도 제조회사는 계속 좋은 차를 생산하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도서/음반/영화 등은 지적재산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유통과정에 있어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해 더욱 세심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처분권" 을 팔았다고 전제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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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권 빌릴때마다 작가에게 일정한 비용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재화를 판매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처분권을 이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처분권이란 물리적인 재화에 대한 처분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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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서, 책 한 권을 사서 이것을 책의 물리적 연한이 다할 때까지 유료로 대여할 수 있는 권리를 "처분권" 으로 표현하셨다면, 이 권리는 현재 법이 허가했기에 있는 것이지 법이 불허하면 사라지는 것이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어느 작가가 책 한 권을 창작하고, 출판사가 책을 생산하고, 대여업자가 이 책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에서 대여업자가 가져가는 몫이 지나치게 많다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원작자(소설가, 만화가 등)를 보호해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이죠. 출판업이 1차 산업이라면 대여업은 2차 산업일 수밖에 없습니다. 1차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 여파는 2차 산업에도 미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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