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미터법.

미국은 세계적으로 글로벌 스텐다드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자기네 나라는 미터법 안쓰기로 유명한 동네입니다.
한국은 얼마전에 법정단위 이외의 단위를 쓰면 처벌-_-; 한다는 거로 시끄러웠죠.


그렇다면 미국은 과연 국가가 멍청해서 미터법을 쓰지 않는가? 라고 물으신다면 전 이 미터법이야말로 미국의 대국스러움이라고 하겠습니다. 미국은 그냥 법으로 공표하고 어기면 벌금 때려버리는 아시아의 모 국가와는 딴판의 방법으로 미터법을 도입하고 있더군요.


미국도 1970년대에 들어서 점차 미터법을 표준화시킬 필요성에 대해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국인들 사이에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아닌 전통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문제였지요. 특히 미국의 국가스포츠라 할 만한 미식축구의 단위인 피트, 야드 등을 미터법으로 바꾼다는 것은 적잖은 진통이 뻔했습니다.


미국이 생각한 방법은 이걸 단기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한다는 것입니다. 단위만큼 사람들 머리에 깊게 새겨져있는 것도 없기에, 기존에 쓰는 사람들은 쓰게 놔두되, 새로운 세대들이 미터법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미국은 무려 100년짜리 계획을 세웁니다. 즉 1970년대를 기준으로 3세대가 지나(다시 말해서 현재 단위를 쓰는 사람들과 이들에게 가정교육을 받은 2세대가 모두 죽은 다음에야) 미터법이 정착될 것이라고 보고, 이를 위한 계획을 세웁니다.


첫 번째 30년 동안에는 전통단위와 미터법을 혼용합니다. 예를 들어 콜라 1캔에 8Oz=250ml라고 쓰는 것이지요. 이와 더불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도량형 교육이 시작됩니다.
두 번째 30년 동안에는 단계에서는 250ml=8Oz라고 표시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중등교육까지 도량형 교육이 확대됩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200ml=6.4Oz라고 표시합니다. 비법정 도량형에 1이라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으면 아무래도 이쪽이 익숙해지기 마련이지요.
네 번째 단계에서는 이제 드디어 비법정 단위가 사라지고 200ml라고만 표시됩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90여년이 걸립니다.
마지막으로 미식축구 등, 쉽게 손대기 힘든 분야까지 미터법이 도입됩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100년이 걸립니다.


미국은 약 4~5년 전에 두번째 단계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과제) 그럼 동아시아의 Korea라는 나라랑 비교해 봅시다.




ps. 도량형은 대충 썼습니다. 이 글의 요점은 1온스가 몇 ml인가 소숫점 40째 자리까지 구하는게 아닙니다.






by 커피프린스 | 2007/11/21 21:11 | 폐기, 말살, 침묵 | 트랙백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princeps.egloos.com/tb/160283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Ya펭귄 at 2007/11/21 23:34
개인적으로 벌금 운운은 아마 도량형 정착보다는 오히려 벌금에 목적이 있지 않은지 생각하는 중이지요....
Commented by Eraser at 2007/11/23 22:17
다른곳에서도 보면 '평'이나 'Inch' 대신에 XX형으로만 표기하고 좀 신경썼다 싶으면 24인치 = 158cm2 정도는 해주는데...

미국의 사례를 보니까 갑자기 표준과학연구원을 엎어버리고픈 마음이 무럭무럭 생기는군요 (...) 동아시아의 Republic of Korea의 관료의 머릿속에는 벌금만이 있는건가 OTL
Commented by 생각그네 at 2009/06/02 09:08
퍼갈게요~

:         :

:

비공개 덧글